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하프타임 쇼 음향 분석
대형 경기장의 음향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자리마다 굉장히 심한 편차, 콘크리트 구조물과 원형 경기장에서 오는 굉장히 긴 잔향 시간 등.
사실 SR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뭐라할 수는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일반적인 대형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대규모 라인어레이(Line Array) 시스템을 무대 양옆에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기장에 상설 설치된 지향성 스피커들을 여러 구역에 클러스터 형태로 분산 배치한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본래 콘서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관중석 전체에 안내 방송과 경기장 음향을 비교적 균일하게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때문에 대형 콘서트에서 별도로 구축하는 PA 시스템과 비교하면, 음악 재생에서는 몇 가지 한계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것은 좌석에 따른 음색과 시간차의 변화이다.
경기장처럼 공간이 크고 여러 개의 스피커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소리를 방사하는 환경에서는, 청취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스피커의 소리가 시간차를 두고 도달한다. 물론 상설 시스템 역시 DSP를 이용한 딜레이 및 레벨 보정을 거치지만, 수만 석 규모의 경기장 모든 좌석에서 도달 시간과 위상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여러 스피커의 커버리지가 겹치는 구역에서는 주파수에 따라 보강과 상쇄가 발생할 수 있고, 좌석을 조금만 이동해도 음색이나 명료도가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직캠들에서 특정 스피커의 주 커버리지 안에 들어가는 좌석에서는 HIGH 대역이 상당히 직접적이고 강하게 들리는 반면, 지향각에서 벗어난 위치에서는 고역이 급격히 감쇠되어 상대적으로 답답하게 들리는 차이가 느껴졌다.
이 현상은 고주파일수록 스피커의 지향성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저역은 비교적 넓게 퍼지는 반면 고역은 지향성이 강하기 때문에, 대규모 경기장에서는 좌석에 따라 특히 고역의 편차가 두드러질 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무대 위 아티스트가 경험하는 시간 지연이다.
리센느가 실제로 노래하는 순간과 그 소리가 경기장 PA를 통해 출력된 뒤 다시 무대 근처까지 돌아오는 순간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발생한다. 여기에는 믹싱 콘솔·DSP·무선 시스템 등 전기적인 신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 ms 수준의 레이턴시도 존재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오히려 공간 자체에서 발생하는 음향적 지연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소리는 약 1초에 340m 정도를 이동한다. 무대로부터 100m 떨어진 스피커 또는 반사면을 거쳐 소리가 다시 돌아온다면, 아티스트에게는 수백 ms 가까이 늦은 소리가 들릴 수도 있다. 사람이 연주나 노래를 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따라서 이런 대형 스타디움에서는 무대 밖에서 돌아오는 PA 음향을 기준으로 노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인이어 모니터링(IEM)의 중요성이 극단적으로 커진다.
특히 한쪽 인이어를 빼는 행동은 일반 공연장에서도 모니터링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이처럼 직접음·PA 음·경기장 반사음이 복잡하게 뒤섞이는 공간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양쪽 인이어를 안정적으로 착용하고, 외부 PA가 아니라 자신에게 직접 제공되는 모니터 믹스를 기준으로 노래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음향 시스템이 이번 무대에 반드시 단점으로만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공연은 독립적인 단독 콘서트가 아니라 축구 경기 중 진행된 하프타임 쇼였다. 따라서 모든 좌석에서 정교한 스테레오 이미지와 균일한 주파수 응답을 구현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 동안 거대한 경기장 전체에 강한 에너지와 현장감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
정교하게 튜닝된 콘서트 PA와 비교하면 음색의 균일도나 세밀한 음악적 표현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경기장 곳곳에서 직접적으로 쏟아지는 소리와 거대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잔향은 오히려 스타디움 특유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박진감을 만들어낸다.
결국 이번 음향은 ‘좋은 콘서트 음향’이라는 기준으로만 평가하기보다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진행된 하프타임 쇼에 맞는 음향 경험으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음향적으로 완벽하게 정돈된 공간은 아니었지만, 바로 그 거칠고 거대한 소리가 수만 명의 함성과 함께 섞이면서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직캠들을 보며, 각 좌석에서의 편차와 전체적인 특징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