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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260902 천안 K-컬쳐 박람회 음향분석

어제 9월 2일, 많은 사람들이 극찬한 음향의 공연이 있다.

천안 K-컬처 박람회 축하공연인데, 직접 현장에 가지는 못했기에 여러 평가들과 유튜브 직캠들을 살피며 음향의 특성을 파악해보았다.

우선 구성은 요즘 대형 공연의 정석이다.
라인어레이 + 지상 서브우퍼 + 웻지 모니터 + 프론트필 조합.

예전에는 포인트소스 스피커나 정지향성 스피커를 여러 곳에 배치해서 커버리지와 음압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 대형 공연에서는 라인어레이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라인어레이는 여러 개의 스피커를 세로로 배열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사용하는 방식인데(일명 J, 소세지), 넓은 객석에 일정한 음압과 음색을 전달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포인트소스 스피커가 구식이라는 뜻은 아니다. 지금도 대형 공연이 아닌 곳에서는 주력으로 쓰이며, 라인어레이와 병행해 프론트필이나 딜레이, 사이드필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단순히 큰 소리를 내는 PA(Public Address)에서, 객석 전체에 최대한 균일하게 소리를 전달하는 SR(Sound Reinforcement) 개념이 중요해진 요즘 공연에서 라인어레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웻지 모니터도 5대 이상을 사용하였다. 웻지 모니터는 무대 바닥에 놓는 모니터 스피커로, 가수들이 자신의 목소리나 MR/LAR 등을 잘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흔히 생각하는 인이어(IEM)와 기능 자체는 비슷하지만, 서로 장단점이 있다. 리센느처럼 안무를 병행하면 움직임에 따라 웻지 모니터의 커버리지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인이어에 의존하는 편이며, 실제 요즘 공연에서는 인이어의 중요성이 훨씬 더 크다. 그래도 웻지 모니터는 여전히 보조 모니터나 백업 등의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필수)

이제 진짜 천안 공연의 음향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우선 한 마디로 정리하면, 무난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업계에서 무난하다~ 라는 건 극찬이다. 특정 대역이 과하게 튀거나, 보컬이 묻히거나, 공연 중간중간 밸런스가 무너지는 일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점은, 무지성으로 강조되지 않은 저역 + 굉장히 좋은 디테일의 해상도이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굉장히 좋고, 특히 소리의 작은 디테일들이 굉장히 잘 들린다. 더불어 좌석별 음향 편차가 굉장히 적다.

백킹 트랙 / 보컬 마이크(흔히 말하는 라이브) 비중도 행사의 정석이라 생각한다. 탄탄하게 깔려있는 LAR + 완전히 잠그지 않고 그 위에 쌓이는 MIC 트랙. 쉽게 말하면 미리 녹음된 보컬이 깔려있고, 그 위에 실제 마이크 소리가 올라오는 방식이다. 안무 강도가 높은 아이돌 행사 무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이고, 이번 공연도 딱 그 정도의 밸런스였다고 느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부 곡의 시작과 끝에 작은 팝 노이즈가 들린다는 점이다. 정확한 원인은 현장 시스템을 직접 본 게 아니니 알 수 없지만, MR/LAR 플레이백 계통에서 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멤버들이 곡 사이 멘트에서도 전부 같은 마이크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고, 요즘 디지털 믹서에서 단순 뮤트나 Scene/Preset 전환 과정 때문에 매번 팝 노이즈가 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별개의 플레이백 PC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혹은 재생되는 트랙의 시작/끝 부분에서 아주 짧은 transient(튀는 신호)가 발생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타이밍도 조금 특이한 게, 하우스 믹스에 반주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직전, 인이어 쪽으로 먼저 뭔가 들어가는 딱 그 타이밍의 느낌이었다. 공연에서는 같은 플레이백 시스템에서도 객석으로 나가는 FOH 신호와, 아티스트 인이어로 들어가는 신호를 따로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이어(모니터 믹스)에는 곡 시작 전에 카운트나 클릭을 먼저 넣고, 객석(하우스 믹스)에는 그걸 빼고 반주만 보내는 식이다. 그래서 이런 큐 트랙이나 플레이백 라우팅 쪽에서 미세한 노이즈가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추가로 노래 재생 타이밍에 대해 얘기해보면, 이건 정말 팀이나 오퍼레이터 성향을 많이 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너무 빨리 노래를 재생하면 아티스트가 반응하거나 포지션을 잡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너무 늦게 재생하면 공백이 어색해지고 관객들이 사고가 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번 공연은 비교적 빨리 트는 쪽이었는데, 나는 적당하다고 느꼈다. 곡 사이 텀이 길지 않아서 공연 흐름도 크게 끊기지 않았고, 그렇다고 멤버들이 준비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급하게 넘어가는 느낌도 아니었다.

여담으로 LOVE ATTACK 트랙에는 "Feeling Love Attack~" 하기 전에 메트로놈이나 카운트인이 인이어로 들어가지 않을까 추측된다. 보통 이런 걸 클릭 트랙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아티스트만 듣는 공연용 메트로놈이다. 안무나 노래 시작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인이어로만 보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다른 공연에서는 송출 버스 오류로 원래 인이어에만 들어가야 할 클릭이나 카운트가 하우스 믹스에 노출된 적도 있었다.

이런 걸 생각하면서 공연을 보면, 그냥 MR 틀고 마이크 켜는 것보다 무대 뒤에서 훨씬 많은 신호와 큐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게 은근히 재밌다. 공연 오퍼레이팅은 정말 수 백번해도 떨리고 긴장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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