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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260904 살람서울 페스티벌 음향분석

시스템 구성부터 보면, 메인 스피커는 플라잉된 라인어레이가 아니라 그라운드 스택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다. 라인어레이는 RCF 사의 SAL PLA-8 쪽으로 보인다. 서브우퍼는 좌우 각각 2통씩 총 4통, 무대 위에는 웻지 모니터 2대가 확인된다.

그라운드 스택은 메인 스피커를 트러스 등에 매다는 대신 지상에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행사 규모가 크지 않거나 구조물 설치가 어려운 야외 행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설치가 간단하고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사람은 최고의 흡음재이기 때문에 스피커가 낮은 위치에 있으면 뒤쪽 객석으로 갈수록 앞사람들에게 고역이 계속 가려지게 된다. (흔히 말해 소리가 먹는다.) 저역은 상대적으로 잘 돌아가는데 중고역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앞에서는 괜찮던 소리가 뒤로 가면 저음만 남고 먹먹하게 들리는 현상이 생기기 쉽다.

이번 촬영 영상은 스피커와 카메라 사이에 관객이나 구조물이 거의 없는 위치라서, 오히려 이 시스템에서는 상당히 좋은 음향 조건에서 녹음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상만 들으면 스피커의 해상도 자체는 상당히 좋다. 작은 소리도 잘 들리고, 보컬이나 트랙의 디테일도 선명하다.

실제 공연 음향은 꽤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가장 먼저 거슬리는 건 공연 중간중간 계속 발생하는 하울링이다.

보통 하울링이라고 하면 삐이익 하는 고역대 피드백을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형태보다는 저·중역대에서 발진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들렸다. 멤버들이 마이크를 아래로 내리고 있을 때 이런 현상이 관찰되는거로 봐선 웻지 모니터와 마이크 사이에서 피드백 루프가 생기는 게 아닐까 추측한다.

마이크 입력 감도도 상당히 민감하게 잡혀 있는 느낌이다. 멤버들이 마이크를 입에서 멀리 내린 상태로 작게 말하는 소리까지 다 수음된다. 전체 보컬 체인의 입력 레벨이나 컴프레서, 게이트, 모니터 레벨 등을 상당히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있었던 것처럼 들린다.

실제로 이 점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마이크 뮤트 컨트롤이 정말 많이 꼬였다. 멤버가 분명 마이크로 말하고 있는데 객석에서는 소리가 안 나오거나, 반대로 아직 무대에 올라오기 전 멤버들이 뒤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그대로 송출되는 장면이 있다. 한두 번이면 단순 실수라고 볼 수 있는데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아이돌 공연에서는 무선 마이크가 여러 개이고, 곡마다 누구 마이크를 열고 닫을지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DCA나 Mute Group, Scene/Snapshot 같은 기능을 활용하거나 오퍼레이터가 직접 팔로우하면서 컨트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는 이 과정의 타이밍이 계속 맞지 않았다. 게다가 마이크가 열려 있을 때 작은 대화까지 수음되는 걸 보면 게이트 역시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거나, 사용했더라도 Threshold가 상당히 낮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건 추측)

또 하나 정말 티가 많이 났던 게 리버브이다.

야외 공연은 실내 공연장과 달리 자연 반사음이 거의 없다. 그래서 리버브를 완전히 빼버리면 보컬이 정말 바로 눈앞에서 말하는 것처럼 엄청 드라이하게 들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노래가 시작되면 보컬에 리버브가 들어오고, 노래가 끝나고 멘트로 넘어가면 리버브를 빼는 식으로 운용한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변화가 너무 적나라하게 들린다는 점이다. 특히 곡 끝부분에서 멤버가 마지막 음을 길게 끌고 있는데 리버브가 먼저 빠지거나, 반대로 멘트를 시작했는데 아직 리버브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었다.(미나미) 이렇게 되면 공간감이 한순간에 "툭" 하고 사라지거나 생겨서 생각보다 엄청 티가 난다.

사실 리버브 자체의 양이나 톤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노래 중에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문제는 ON/OFF 사이의 변화가 너무 크고 타이밍도 완벽하지 않아서, "아 지금 리버브 껐구나"라는 게 일반 관객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톤 밸런스는 서브우퍼가 엄청 강하다.

엔지니어의 취향이 상당히 반영된게 아닐까 싶다. 앞쪽에서 들으면 타격감이 있고 꽤 재밌는 소리인데, 앞에서 말한 그라운드 스택의 특성과 합쳐지면 뒤쪽에서는 문제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중고역은 관객에게 계속 흡수되고, 저역은 상대적으로 멀리까지 남기 때문에 뒤에서는 보컬의 자음이나 신스의 디테일은 사라지고 킥, 베이스, 서브만 과하게 남으면서 굉장히 먹먹하게 들릴 수 있다. 현장에서 뒤쪽 좌석까지 실제로 들어본 건 아니지만, 시스템 구조만 놓고 생각하면 앞자리와 뒷자리의 음색 차이가 컸을 것 같다.

재밌는 건 방송 송출용 영상에서도 비슷하게 저음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FOH 믹스를 그대로 방송에 보내는 건가? 싶었는데, 영상만으로 실제 라우팅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인이어 쪽에서도 이상한 점이 있다.

특히 원이 파트를 보다 보면 실제 마이크 보컬과 하우스에 깔린 LAR의 타이밍이 미세하게 어긋나는 부분이 들린다. 아이돌 무대에서는 LAR이 깔린 상태에서 실제 MIC가 그 위에 올라오기 때문에 둘의 타이밍이 조금만 달라도 일종의 더블링처럼 들리거나 발음이 두 번 겹쳐 들릴 수 있는데, 설정 상의 문제가 아니였나 싶다.

그래도 스피커 자체의 해상도는 좋았다.

앞쪽에서 장애물 없이 녹음된 영상이라는 조건은 감안해야 하지만, 보컬의 작은 디테일이나 트랙 내부의 악기, 백킹 보컬 등이 상당히 잘 분리되어 들린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장비 자체보다는 오퍼레이팅과 시스템 운용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은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스피커의 기본적인 해상도는 나쁘지 않고, 앞쪽 좌석 기준으로는 상당히 선명한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그라운드 스택 구조상 발생하는 커버리지의 한계, 지나치게 강한 저역, 반복되는 저·중역 피드백, 눈에 띄는 리버브 전환, 마이크 Mute 실수 등이 겹치면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다.

공연 음향에서 어려운 건 "좋은 장비를 가져오는 것"보다 이런 사소한 문제들을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안 나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울링 한 번, 마이크 Mute 한 번, FX 전환 타이밍 한 번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관객 입장에서는 그런 게 반복될수록 공연의 완성도가 확 떨어져 보인다. 전에 천안 공연을 보고 "무난한 게 극찬이다"라고 했던 것도 이런 이유이다. 특정 순간에 엄청 좋은 소리를 내는 것보다, 두 시간 동안 아무 사고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음색과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훨씬 어렵다. 공연 음향은 장비보다 결국 오퍼레이팅이라는 말을 괜히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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